전문가들은 이런 금융상품들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주가와 상품가격이 많이 하락했지만 몇 년 뒤 반드시 오를 거라고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면서 "몰빵 투자하기보다는 성격이 다른 상품들에 조금씩 나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반등에 대한 속단은 이르기 때문에 아직 투자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중에 잠복해 있던 돈이 수익성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기반 일자리 창출”…박근혜, 창조경제론 제시 [한겨레] 대선후보 경제정책 비교 관광산업에 정보기술 접목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공약 “경제민주화·복지 사라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8일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을 산업 전반에 접목시켜 일자리를 창출하는 개념의 ‘창조경제론’을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공정경제론, 안철수 후보의 혁신경제론과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론을 제안한다”며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개방·공유형 ‘창조정부’ 구현, 벤처기업 국외 진출 및 젊은층의 국외 취업 장려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는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체질을 다른 나라를 따라가는 ‘추격형’에서 다른 나라에 앞서가는 ‘선도형’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관광산업과의 융합을 창조경제론의 사례로 제시했다. 특수안경을 착용하고 경복궁을 관람하면 안경에 왕·왕비 등이 나오는 3차원 가상현실이 구현돼 조선시대를 실체로 체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니, 새누리당이 그동안 강조했던 경제민주화나 복지 등의 주제가 사라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공정경제’ 성장·일자리·경제민주화 ‘4두마차 경제론’으로 구체화 “성장동력·미래비전 약하다” 문재인 후보 경제론의 열쇳말은 ‘공정경제’다. 문 후보는 경제력 집중과 이로 인한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선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가 우선 확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환경 위에서 국민경제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가 마련되고, 성장 과실이 고루 분배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문 후보 쪽 경제 기조는, 성장·일자리·복지·경제민주화가 함께 가는 ‘4두마차 경제론’으로 구체화됐다. 문 후보는 재벌 지배구조 개선, 부자감세 철회, 복지 투자 강화 등 경제민주화 및 새로운 복지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동력이나 미래비전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안철수 ‘혁신경제’ 경제민주화·복지+혁신경제 ‘두바퀴 경제’의 선순환 강조 “큰 그림뿐 구체성 떨어진다” 안철수 후보는 혁신경제론을 내세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한 바퀴를, 혁신경제가 다른 한 바퀴를 이루고 이를 일자리 창출이라는 체인으로 연결하는 ‘두 바퀴 경제’를 통해 선순환의 경제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 혁신경제론의 핵심 개념이다. 안 후보는 지역을 방문할 때도 전략적으로 혁신경제의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는 기업과 교육기관, 사회적 기업을 찾는다. 안 후보의 경제 관련 공약은 큰 그림은 있되 모호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문화방송>(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통해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문재인 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우 경북대 교수, 안철수 대선 후보 쪽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 세 후보 쪽 경제정책통들과 각각 토론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소장)는 세 후보의 경제정책에 대해 “박 후보의 정책은 다른 버전의 성장론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 담론이 담겨 있지 않아 과거 ‘줄푸세’ 공약을 폐기한 것인지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또 김 교수는 문 후보의 정책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메뉴를 두루 다루고 있으나 완벽한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안 후보 정책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정책을 내놓기는 했으나 정치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횡설수설/이진]선불(先拂) 노벨 평화상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러일전쟁을 중재한 공로로 19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제국주의자’로 불릴 만큼 평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스페인과 전쟁할 때는 민병대를 조직해 싸울 정도로 전투에 앞장섰고 ‘먼로주의’를 내세워 유럽 열강이 남미에 얼씬도 못 하게 막았다. “올바른 외교정책은 부드럽게 말하며 큰 막대기를 드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루스벨트가 상을 받기 1년 전 독립한 신생국 노르웨이가 막강한 우방국이 필요해 의도적으로 그를 골랐다는 말도 있다. ▷앨버트 루툴리 아프리카민족회의 의장(1960년), 안드레이 사하로프 소련 반체제 인사(1975년), 아웅산 수지 미얀마 외교장관(1991년)도 인권에 대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탔다. 하지만 인권과 평화는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개념이다. 나치 독일의 양심수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가 193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히틀러는 모든 독일인의 노벨상 수상 불가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화풀이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198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됐을 때는 중국이 반발했다. ▷한국 유일의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DJ)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제정 100주년인 2000년에 상을 받았다. 그해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역대 정부는 DJ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막기 위해 ‘산림정책’ ‘조선사업’ 같은 이름의 공작을 벌였다고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회고록에서 밝혔다. 정작 이 전 원장도 1995년부터 DJ를 위해 노벨 평화상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 이런 큰 상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만으로는 안 되는 모양이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다. 52년간 계속되는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시킬 평화협정안을 이끌어낸 공로가 인정됐다. 국민투표에서 한 차례 부결된 평화협정을 완수하라는 의미로 주는 선불(先拂) 노벨상이다. 2009년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안긴 노벨 평화상보다 나은 편인가. 천영우 차관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이란 제재 시행 방침" 정부가 준비 중인 대(對) 이란 제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천영우 외교부 제2차관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준비가 되는 대로 대(對) 이란 제재를 시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천 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제 평화와 안전, 핵 비확산 문제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가진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응당한 도리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관계부처가 모여서 세부 이행지침, 방향 등을 좀 더 논의해서 이란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차관은 방미 기간 중 이란 및 대북 제재를 담당하는 로버트 아인혼(Einhorn) 국무부 조정관,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Levy)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 등을 만나 이란 제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 골퍼만 보이네 LPGA 롯데챔피언십 첫날 1~6위 휩쓸어… 김인경, 7언더파 단독 선두 김인경(27), 박인비(27), 최나연(28), 김세영(22), 신지은(23), 김효주(20), 이미림(25)…. 한국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또 한 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리더보드를 휩쓸었다. 올 시즌 6개 대회 연속 우승 행진을 달리다 잠시 주춤했던 한국 골퍼들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조짐이다. 16일(한국 시각)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의 코올리나 골프장(파72·6383야드)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1라운드 결과 한국 선수들이 1위부터 공동 6위까지 휩쓸었다. 김인경이 버디 8개,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섰다. 올 시즌 1승씩 거둔 박인비와 최나연, 김세영이 나란히 버디 6개, 보기 1개를 기록해 2타 차 공동 2위(5언더파)로 추격했다. 신지은이 5위(4언더파), 김효주와 이미림이 공동 6위(3언더파)였다. 이날 마지막 조에서 플레이한 김인경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해 질 무렵 경기를 마무리했다. 퍼트가 26개였다. L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린 김인경은 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겨울 한화와 새롭게 후원 계약을 맺은 그는 국내에서 동계 훈련을 하며 스윙의 기본을 재정비하고 체력과 멘털 훈련에 집중했다고 한다. 퍼트 28개를 기록한 박인비는 아이언샷 감각이 좋았다. 그린 적중률이 83.3%였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서 2012년 공동 12위, 2013년 공동 4위, 2014년 3위에 올랐다. 그는 "하와이에 오면 휴가를 즐기면서 골프를 치는 듯한 기분"이라며 "코스는 쉬운 편이지만 바람과 그린을 잘 읽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최나연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50%에 그쳤지만 퍼트가 26개로 좋았다. "지난주 잘 쉰 덕분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대회가 없던 지난주 최나연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마사지와 쇼핑을 즐기고 베벌리힐스와 샌타모니카를 구경했다고 한다. 지난 토요일에는 일찍 하와이에 도착해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1만4000피트 상공까지 올라갔는데 너무 무서워서 결국 뛰어내리지 못했다"며 "골프가 스카이다이빙보다 훨씬 쉽더라"고 했다. 2주 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다가 아깝게 역전패한 김세영은 이날 2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앞세워 상위권을 지켰다. 지난주 국내 대회에 출전했으나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며 기권했던 김효주도 다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 대회에서 2012년 공동 12위, 2013년 공동 9위, 2014년 4위에 올랐던 김효주는 "후원사가 개최하는 대회여서 내 집에 온 것처럼 편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20년간 폐품 모아 고스란히 이웃 도와 매달 30만원 기부해온 박기곤씨… 서울 동선동 이웃 10명 연료비로 서울 성북구 동선동 박기곤씨는 시간 날 때마다 영업용 트럭을 몰고 동네를 돌며 빈병·폐지·플라스틱을 줍는다. 1t 트럭 짐칸이 가득 찰 정도로 재활용품을 모으려면 4~5시간은 걸린다. 이것을 재활용품 처리장에 가져가 팔아 1만~1만5000원을 받는다. 박씨는 이 돈을 고스란히 모아 매달 30만원씩 동선동 주민센터에 기부하고 있다. 이 '재활용품 기부'가 벌써 20년째다. 청년 시절부터 동선동에서 살며 주류 대리점을 운영해온 박씨는 20년 전 동네 곳곳에 쌓인 폐지와 빈병에 새삼 눈길이 갔다. 이 지역은 크고 작은 주택이 잔뜩 모여 있고, 성신여대 앞에서부터 뻗어나오는 먹자골목도 있어 폐품이 많다. 아무도 수거하지 않는 폐품을 보며 그는 '저것도 팔면 돈이 되는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씨는 1996년 1월부터 일과 후 하루 네댓 시간씩 매주 세 번 이상 폐품 모으기에 나섰다. 그렇게 일하니 한 달에 20만원가량 벌 수 있었다. 부족한 금액은 개인 돈을 얹어 매달 30만원을 맞춰 기부했다. 하루에 1만원은 기부하자는 생각에서다. 이렇게 박씨가 기부해온 금액이 총 8000만원을 넘어섰다. 이 돈은 그동안 성북구의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10명의 냉·난방비로 사용돼 왔다. 박씨는 "내가 발품을 좀 팔아서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으니 행복한 일 아니냐"면서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가족들이 내 건강을 걱정하지만 큰일이 생기지 않는 한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오랫동안 자신의 선행을 밝히기를 꺼렸다. 대단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작년 동선동 주민센터가 '우리 동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명예의 전당' 코너를 만들어 소개하겠다고 제안했을 때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박씨는 "나의 활동을 계기로 더 많은 분이 기부를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름을 밝히기로 했다"면서 "다 함께 베푸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대 미대 '무실기 전형' 이렇게 합격했다 ;기술보다는 열정 나만의 끼를 보여라! 홍익대 미대는 지난해 사교육으로 실기 요령만 익힌 지원자들을 배제하고자 '무실기 전형'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2010학년도에는 자율전공학부 100명을 무실기 전형으로 뽑았고 앞으로 실기고사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2013년 입시부터는 완전히 폐지하는 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종욱 입학관리본부장은 "미술 분야의 잠재력이 넘치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내신반영, 심층면접 등으로 합격생을 뽑는 다양한 입시 실험을 감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기 시험이 빠진 자리를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지난해 홍익대 미술계열 무실기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의 합격 과정을 통해 준비요령을 살펴봤다. ◆전문적인 미술 지식과 열정이 높아야 신입생 김태형(19·인천 동산고 졸)군은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지만, 경영학도가 되길 바라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미술고, 예술고 대신 인문계고로 진학했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열정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미술 전공책을 손에서 떼지 않았고, 축제 때 전시회를 추진하는 등 활동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학교 선생님이 그에게 홍익대 미대 자율전공학부를 추천했다. 여타의 미대와 달리 실기시험이 없다는 점에서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김군은 "비록 미대 입시 학원은 다니지 못해 실기능력은 부족할지 모르나, 미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와 겨뤄도 이길 자신이 있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상윤(19·부산 부일외고 졸)군 역시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실기 고사 준비를 하지 못한 경우에 속한다. 본인의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의 삶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외로움도 심했다. 그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나와 혼자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다니며 겉도는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자율전공학부를 염두에 두고 오직 수능공부에만 매달렸다. 외고 특성상 경쟁이 심해 내신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모의고사는 늘 2등급 이내를 유지하곤 했다. 김군은 "때마침 홍대 미대에서도 무실기전형으로 신입생을 뽑는다는 정보를 듣고 나 같은 지원자를 위한 기회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유수경(20)씨는 타 대학 미대에 다니다가 홍대 자율전공학부에 관한 정보를 듣고 다시 도전해 성공했다. 영화미술에 관심이 많은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쯤 미대 진학으로 꿈을 굳혔다. 그는 "영화 미술에 관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미술에 관심이 많은 저를 보고 학교선생님께서 미대를 추천해주셨다"고 말했다. 고2 겨울방학 때 본격적으로 미대 입시학원에 다녔지만, 실기시험 예상문제를 놓고 외우기 식으로 준비를 강요하는 모습에 적잖이 실망도 했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리는 요령보다는 미술에 대한 열정을 평가한다는 방침에 끌려 재도전했다"고 말했다. ◆심층면접, 과장하기보다는 진솔하게 이들은 모두 면접 전형을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으로 꼽았다. 무실기 전형의 경우 전형단계별로 학생부와 서류심사, 심층면접 점수를 더해 합격자를 가린다. 서류심사 때는 미술과 관련된 교과 및 비교과활동기록부를 제출해 평가에 반영하며, 미술담당 교사의 추천서도 있어야 한다. 심층면접의 경우 전공 전임교수가 참여해 창의성, 잠재력, 미술관련 적성, 인성 등 다양한 영역을 평가하기 위해 2~3차례로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연출된 상황을 보고 10분간 스토리텔링을 하고, 추가적으로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그룹 면접 등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유수경씨는 차분히 면접에 임하되 되도록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되는 답변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광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눈을 감고 양손의 중지 손가락을 맞대는 그림을 보고 스토리텔링을 하라는 질문에 "인종차별을 받은 히스패닉 광대가 무대에 서기 전, 자기 암시를 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남들도 생각할만한 답변보다는 창의력이 발휘된 발상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성을 묻는 개인적인 질문에는 미술에 대한 열정과 끼를 드러냈다. 유씨는 "왜 내가 홍대 미대에 입학해야 하는지, 미술을 왜 좋아하고 또한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인지를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상윤군은 과장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뭔가 답변을 꾸미거나, 과장하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답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면접관은 완벽한 학생보다는 지금은 비록 허술한 면이 있을지라도 발전가능성이 있는 지원자를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형군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면접이 임박해 따로 준비를 하진 않았지만, 평소에 미술 전공책을 읽어둔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김군은 "미술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전공에 대한 지식과 소견을 키워두면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답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술활동보고서를 차근히 준비하라 홍대 미대 자율전공학부 전형에서는 지원자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을 검증하기 위해 재학시절 활동한 내용을 담은 미술활동보고서를 평가한다. 유수경씨는 거창한 활동, 눈에 띄는 수상실적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고교시절 블로그 활동, 미술수업 때 참여했던 내용 등 소소한 기록들을 담아 제출했다는 그는 "왜 자신이 미술에 관심을 가졌는지,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면 된다. 미술 대회 참여횟수가 많거나 또는 수상실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형군은 고교시절 했던 소소한 미술활동들을 기록해 놓는 습관을 들이길 추천했다. 그는 "일찍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고 적성을 계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음을 보여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이 밖에도 학생부나 수능 성적 등 기본적인 요건을 갖출 것을 권했다. 김상윤군은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계획에 맞춰 내신과 모의고사 준비를 차근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실기 전형 준비요령 ● 면접 때 과장하면 역효과 ● 틈틈이 활동보고서 준비 ● 학생부·성적 관리도 중요 [땅, 땅… 오늘의 판결] "백제 풍납토성 복원 위해 삼표 레미콘공장 이전하라" 대전 고법 "삼표 공장 지하에 유물 존재 가능성"… 1심 뒤집어 레미콘 업체 삼표산업이 서울 송파구 풍납공장 이전 결정이 부당하다며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삼표는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그룹 신사옥(GBC) 건설이라는 호재를 앞두고 풍납공장을 강제 이전해야 한다. 서울시와 송파구, 문화재청은 삼표 공장 지하에 백제의 유물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공장 이전과 풍납토성 복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국토부가 지난해 2월 이를 승인하자 삼표 측은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의 폼페이' 소송… 1심 뒤집고 "이전하라" 대전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허용석)는 2일 삼표산업이 국토부를 상대로 낸 사업인정고시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풍납토성 복원 사업의 핵심 권역인 수용 대상 부지에 성벽 등이 존재했다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또한 "풍납토성은 한국에서 발견된 최고의 왕성 유적으로 한성 백제 시대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사업의 가치를 인정했다. 풍납토성은 백제가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왕성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재다. 1997년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인근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백제 초기의 토기(土器) 조각이 발견됐다. 공사를 중단하고 주변을 더 파보니 건물터, 도로 유적과 유물 3만여 점이 발굴됐다. 2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백제 유적이 깨어나면서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 빗대 '한국판 폼페이'라고 불렸다. 서울시·송파구·문화재청은 2003년 풍납토성 복원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202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5137억원을 들여 주변 토지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유물이 집중적으로 발견된 풍납토성의 서(西)성벽지구에서는 1978년부터 삼표산업이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삼표 측과 보상 협의를 시작한 송파구는 2013년까지 435억원을 들여 공장 면적 2만1076㎡ 중 64%(1만3566㎡)를 매입했다. ◇법원 "풍납토성은 최고의 왕궁 유적" 순풍을 타던 복원 사업은 삼표 측이 부지의 36%를 남겨두고 "이전 불가"로 입장을 바꾸면서 반전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삼표는 2014년 "이전 부지를 먼저 확보해달라. 레미콘 기사에게도 충분히 보상해달라" 등의 새로운 요구안을 내놓았다. 삼표의 입장 변화는 사돈가인 현대차그룹이 지으려는 영동대로 신사옥(GBC)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5층 규모의 신사옥이 착공되면 대규모 레미콘 매출이 기대된다. 경복고 동문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도원 회장 장녀 정지선씨가 1995년 결혼하면서 사돈지간이 됐다. 삼표 측은 GBC 특수를 코앞에 두고 핵심 납품처를 잃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아파트들도 줄줄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삼표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매출 기회다. 삼표 측은 지난해 3월 사업을 승인한 국토부를 상대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 1심에서 재판부는 "성벽이 존재한다는 개연성이 매우 낮아 공익사업으로 볼 수 없다"면서 삼표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의 파장은 컸다. 고분문화연구회 등 16개 역사학회가 "서성벽 존재 가능성은 재판부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20일 풍납토성 서쪽 성벽의 자취를 알아볼 수 있는 유적이 발굴되면서 학계가 반색했다. 결국 항소심에서 삼표가 패소하면서 풍납토성 복원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표 측은 대법원에 항고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토성 복원은 주민 반대라는 벽도 넘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성곽 주변 아파트 신축 등을 사실상 금지하는 지구단위계획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풍납토성 내 핵심 지역인 경당지구 일부 주민들은 "토성 복원 사업으로 재산 피해가 크다"며 "보상 가격을 올리거나 이주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백제 최초 도성인 풍납토성 복원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쟁 반대… 아베 퇴진” 국회 포위… 전국 300곳서 빗속 시위 日 안보법안 반대 최대규모 시위 민주당 등 4개 야당대표도 동참… 의사당 주변 차벽 쌓아 진입차단 집단자위권 처리 차질 빚을수도 “전쟁을 막자.” “아베 정권 NO!” 30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 중인 안보법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회를 포위하고 구호를 외쳤다. 비가 내렸지만 비닐 비옷을 입은 참가자들이 줄지어 몰려 나왔다. 이날 시위 참가 인원은 12만 명(경찰 추산 3만 명)에 이르렀다고 주최 단체인 ‘전쟁하게 하지 마라. 9조를 부수지 마라! 총궐기 행동실행위원회’가 밝혔다. 이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달 15일 집회 당시의 참가 인원(6만 명)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시위 인파가 인도는 물론이고 차도까지 메우자 경찰은 버스를 동원해 벽을 만들어 국회의사당 진입을 막았다. 국회 앞에 자리를 잡지 못한 시위대는 관공서들이 밀집한 가스미가세키(霞が關)와 히비야(日比谷)공원 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주말 일본 주요 도시 곳곳에서 안보법제 반대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시위는 니가타(新潟), 나가사키(長崎)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주최 측은 전국 300여 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시위에는 다양한 계층이 참석했다. 도쿄 소재 대학 재학생 4명이 안보법안에 반대하며 27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시민사회와 야권이 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형국이다. 이들은 이날 ‘안보법안 폐기’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국회에서 심의 중인 안보법제의 즉각 폐기와 아베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등 4개 야당 대표도 시위에 참석해 국회에서 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는 “헌법을 위반한 법안”이라며 “국민이 분노하는 것을 아베 정권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한 11개 안보 관련법 제정·개정안을 다음 달 중순까지 참의원에서 처리할 방침이지만, 반대 시위 규모가 커짐에 따라 법안 처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담화 발표 이후 지지율이 다소 회복되면서 중국 방문도 포기하고 법안 처리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는 법안 반대 여론이 과반수인 만큼 질질 끌어봐야 반대 여론만 확산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아베 정권이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해 다음 달 14일 전에 법안 처리를 밀어붙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의 법안은 7월 중의원을 통과했으며 다음 달 참의원을 통과하면 입법 절차가 끝난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참의원 242석 가운데 과반인 135석을 차지하고 있어 무난한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후유증이 클 경우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에 대한 반대표가 급격히 늘 수 있다는 점이 자민당의 부담이다. 안 재우고, 벌레통에 넣고, 물고문…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때 사용하던 물고문, 잠 안 재우기, 벌레고문 등 구체적인 고문 기법이 16일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고문 기법들을 공개하도록 조처했으면서도, “역사의 고통스럽고 어두운 장을 넘어가자”며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부시 행정부 때 중앙정보국이 알카에다 용의자 등을 상대로 사용했던 잔인한 심문 기법을 묘사한 메모를 공개했다. 메모 공개는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이 제기한 소송에 따라 미국 법원이 이 문서를 16일까지 공개하도록 명령하자, 오바마 행정부 내부의 격렬한 토론을 거쳐 이뤄진 것이다. 공개된 4건의 메모를 보면, 물고문은 물론이고 11일 동안 잠 안 재우기, 벌레가 가득 찬 상자에 집어넣기 등 14건의 가혹 심문 기법이 있다. 또 발가벗기기, 뺨을 때리거나, 용의자를 벽으로 밀치는 심문 기술도 허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메모들은 물고문을 할 경우 “용의자를 ‘10~15도’로 비스듬히 눕히고 코와 입을 수건으로 막은 뒤 약 6~18인치 높이에서 한 번에 약 40초를 넘지 않도록 물을 부으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그러나 메모는 심문자들이 지시와는 달리 더 많은 양의 물로 오랜 시간 동안 용의자들을 물고문했다고 밝혔다. 이 메모에는 물고문이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고통이나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돼 있다. 이번에 밝혀진 새로운 기법은 벌레고문이다. 중앙정보국은 벌레에 대해 공포를 가진 것으로 판단되는 용의자에 대해 벌레가 가득 찬 상자에 집어넣는다고 공포를 준 뒤 그 벌레들은 나방 유충 등 직접적인 해는 없다고 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이런 심문 기법은 지난 2002년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법무부의 법률자문을 받은 뒤 2005년 국외 비밀감옥에서 사용됐다. 통신망 원가 ‘0’원...인하 여력 충분해 ‘벗꽃 대선’ 점쳐지니 지금이 적기 시민단체·정치권 “기본료 폐지” 이통사·미래부 “알뜰폰 활성화로…” 내년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다. 탄핵으로 ‘벚꽃 대선’(봄 대선)까지 점쳐지고 있다. 대선이 다가오면 빠지지 않고 불거지는 게 이동통신 요금 인하 요구다. 대선 주자들도 빠짐없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공약을 앞세운다. 노무현 정부 때까지만 해도 시민단체들이 이동통신의 원가보상률 등을 들이대며 요금 인하를 요구하면 먹혔다. 이를 통해 월 기본료와 통화료·가입비 등이 내리거나 폐지됐다. 하지만 언젠가부터는 요금을 내리지 않고 가족결합할인·장기가입할인 등의 이름으로 요금을 깎아주며 ‘요금 인하 효과’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가입자의 발목을 잡는 마케팅을 하면서 요금 인하 효과를 준다고 생색을 내는 것이다. 알뜰폰이 맥을 못 추는 것도 이통사들이 요금 할인으로 가입자들의 발목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요금은 원가가 아닌 가입자가 누리는 효과를 기준으로 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신요금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도 이동통신 사업자 편을 든다. “인위적인 요금 인하는 시장원리에 어긋난다. 알뜰폰을 활성화해 요금 인하 경쟁이 일어나게 하겠다”는 말로 요금인하 요구를 가로막고 있다. 알뜰폰 효과가 왜 이리 더디냐고 물으면, 알뜰폰 요금이 크게 내렸는데 이용자들이 왜 옮겨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이용자들에게 책임을 돌린다. 그 과정에서 이통사들은 비싼 요금을 받아 남긴 이익으로 배당·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이용자들은 가계통신비 부담으로 고통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쪽에서는 “월 기본료 인하 같은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법도 발의돼 있다. 대선이 다가온 만큼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통신망 가운데 엘티이(LTE)를 빼고는 감가상각이 끝나 이론상으로는 원가가 제로(0원)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통사끼리 상대 통신망을 이용한 대가로 주고받는 상호접속료도 대폭 낮아졌다. 그만큼 요금 인하 여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통사들이 “다음 세대(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투자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와 별도로 3~4배 이상으로 책정된 정액요금제 가입자의 초과 사용분 요금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동시에 가입자별로 이용 행태에 최적화된 요금제를 추천하도록 해, 이용자들이 실제 이용량보다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 쓰지도 않는 요금을 내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동등결합’과 ‘데이터도매’ 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대선 트위터 민심 상황판]‘朴캠프 집안싸움’ 트윗 민심도 술렁 10월 4∼10일 분석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의 집안 싸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민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홍보기업 미디컴과 함께 소셜여론 분석기법(펄스K)을 활용해 추석 연휴 직후인 4일부터 대선을 70일 앞둔 10일 오후 5시까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언급된 트윗(트위터 글)을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에 안 후보는 13만1000여 건에서 언급돼 여전히 가장 강력한 SNS 관심도를 보였지만 박 후보도 12만1500여 건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추석 연휴 기간(9월 28일∼10월 3일) 조사에서 안 후보보다 5만6000여 건이나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박 후보의 SNS 관심도가 크게 증가한 셈이다. 추석 연휴 동안 안 후보는 트윗 발생량에서 하루도 1위를 내주지 않았지만 4∼6일 3일간은 박 후보가 안 후보를 제치고 가장 많이 거론됐다. 하지만 박 후보와 관련된 트윗 중 감성어(특정 사안에 대한 사용자의 감정이 표현된 단어)를 뽑아보면 ‘의혹’ ‘합류’ ‘비리’ ‘사퇴’ 등이 집중 발견됐다.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영입에 대한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의 반발,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 사퇴 문제를 둘러싼 분열 양상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집안 싸움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박근혜, 급한 불은 껐으나 안절부절…’ 등의 트윗도 서서히 발견되고 있다. 한 전 고문의 박 후보 캠프 합류에 대해선 긍정론이 부정론보다 약간 더 많았다. 1회 이상 리트윗(RT·자신이 본 트윗을 타인에게 보라고 추천하는 행위)돼 ‘여론’으로 분류할 수 있는 트윗 중 57.4%가 긍정적, 33.0%가 부정적이었다. 안 후보와 관련된 감성어는 ‘의혹’ ‘크다’ ‘합류’ 등이 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각종 검증 이슈와 송호창 의원의 안 후보 캠프 합류에 대한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의 합류에 대해선 부정론이 많았다. 여론으로 볼 수 있는 트윗 중 긍정론은 16.1%, 부정론은 56.0%였다. 중립은 27.9%였다. 문 후보는 이 기간 7만6800여 건에서 발견돼 아직 SNS 관심도에서는 뒤처져 있지만 감성어는 ‘평화’ ‘함께’ ‘크다’ 등 우호적인 단어가 주로 발견돼 대조적이다. 이는 추석 연휴 기간 조사와 유사한 흐름으로, 꾸준히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문 후보의 행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미디컴 측은 설명했다. 아키히토 일왕 내년말 퇴위…특례법안 국회 통과 [한겨레] 나루히토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 아키히토 일왕(83)이 내년 말 퇴위하고 나루히토 왕세자(57)가 새 일왕으로 즉위하게 됐다. 일본 참의원은 9일 본회의를 열고 일왕이 생전에 왕위를 물려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특례법안을 여야 의원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 법안은 3년 안에 양위가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일왕이 85살이 되고 즉위 30년을 맞는 내년 말 퇴위하고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일본 관리들은 밝혔다. 일왕이 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위하고 새 왕이 즉위하는 것은 약 200년 만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해 8월 고령과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생전 양위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례법은 아키히토 일왕에 대해서만 생전 퇴위를 적용한다. 아키히토 일왕은 퇴위한 뒤 상왕(조코)으로, 왕비는 상왕비(조코고)로 불리게 된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면 현재 연호인 헤이세이(平成) 대신 새 연호를 쓰게 된다. 일본 정부는 2019년 1월1일부터 새 연호를 만들어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논란이었던 ‘여성 미야케’(왕족 여성이 분가한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 창설 허용 문제는 앞으로 정부에서 검토하게 된다. 전경련 자매기관인 한경연 조사서도 “반기업 정서 원인은 기업 잘못” 79% “탈법·편법” 43% “정경유착” 27% “기업 규제가 늘어나고 반기업 정서가 확산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다.”(6월 전경련 ‘한국경제의 엑소더스가 우려되는 7가지 징후’) “(에스케이그룹 사건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결 직후) 최근 사회 일부에서 일어나는 반기업 정서가 더욱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한다.”(2월 전경련 ‘에스케이그룹 사건에 대한 1심 유죄판결에 대한 논평’) 재벌 총수의 이익을 대변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 지에스그룹 회장)는 그동안 경제민주화 관련 기업 규제 강화나 재벌 총수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처벌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의 과도한 반기업 정서가 기업과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큰 장애요인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하지만 전경련의 자매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7일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의 기업 및 경제현안 인식조사’ 보고서를 보면 재계의 반기업 정서 관련 주장은 과장·왜곡된 것이고, 반기업 정서의 상당 부분이 기업의 불법과 부정이 자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의 보고서는 전국의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서베이 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기업 정서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기업인과 기업의) 탈법 및 편법’(43%), ‘정경유착’(27%), ‘경제력 집중’(9%) 등 기업 내부 요인을 꼽은 답변이 79%로 압도적 다수를 이루었다. 반면 ‘기업에 대한 이해 부족’(15%)이나 ‘우리 사회의 평등사상’(6%) 등 기업 외적 요인을 꼽은 답변은 21%에 불과했다. 최근 한화, 에스케이, 씨제이, 효성 등의 총수가 잇달아 배임, 횡령,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사법처벌을 받거나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재벌의 불법과 비리가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자초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업가와 전문경영인에 대한 호감도가 각각 51%, 66%로 한해 전에 비해 22%포인트, 11%포인트씩 급락한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 기업 호감도도 63%로 지난해의 68%에서 하락했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하다는 재계의 주장도 설득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소개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기업가 호감도는 34%로 미국(60%), 유럽연합 평균(53%)에 비해서는 낮지만, 일본(27%)이나 중국(28%)에 비해서는 높다. 한·중·일 3국의 기업가 호감도가 공통적으로 낮은 것은 기업인들의 사회책임 의식과 윤리·준법경영 수준이 서구 선진국 기업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것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中企 수출판로 뚫은 대학생 무역전문가들 ‘반려견용 샤워기’ 지원 숭실대팀, 年매출 4배 늘려 무협 최우수상 “까다로운 호주 바이어의 요구에 3차원(3D) 프린터로 샘플을 만들어 보내줬습니다. 이제야 신뢰가 생겼는지 곧 발주를 마무리할 것 같네요.” 여느 기업인 못지않은 진지함이 묻어났다. 김유관 씨(24·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3년)는 “최근엔 영국의 한 바이어가 샘플 300개를 주문했고, 곧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소비재 박람회 참가로 출국한다”며 바쁜 일정을 전했다. 사실 그는 선후배 3명과 함께 ‘숭실대 GTEP(지역특성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 사업단’에 속해 팀장으로 활동한 학생. GTEP는 2007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진행하는 무역 전문 인력 양성프로그램으로, 사업단은 2014년 말부터 헤어 보조상품 제조업체인 중소기업 ‘JW’와 1년간 산학협력 활동을 했다. JW의 대표 상품은 물줄기 세기를 조절하면서 절수 기능도 있는 마사지 샤워기다. 사업단은 이 상품을 반려견용으로 사용한다면 애완동물 시장이 크고 있는 유럽, 중국 등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전략을 수립했다. 사업단은 먼저 국내에서 제작된 기존 제품의 단가가 너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그래서 신제품은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하도록 해 단가를 줄였다. 또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기 전에, 제품을 납품할 만한 유통업자를 인터넷으로 미리 찾아 리스트를 만들고 e메일을 주고받아 현장에서 직접 만났다. 이들의 노력 덕에 2014년 2500만 원이던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엔 1억2800여만 원으로 올랐다. 회사는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변신했다. 숭실대 사업단은 무협이 2일 개최한 ‘GTEP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무역인’을 꿈꾸는 그는 장기적으로 바이어의 신뢰를 얻어내는 과정을 경험한 것이 큰 경험이다. “호주의 바이어와 협상할 때는 까다로운 질문이 많아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 3D 프린터로 샤워기 커넥터의 샘플을 제작해 보냈더니 비로소 믿을 만한 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끈질기게 기다리고 협상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그런거 野]FA, 대박과 도박 사이 2013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를 붙잡기 위해 9개 구단이 쓴 돈은 523억5000만 원. 이전까지 최고액이었던 2011년 261억5000만 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강민호(롯데), 정근우(SK→한화), 이용규(KIA→한화), 장원삼(삼성)은 역대 FA 몸값 1위였던 2005년 심정수(삼성)의 60억 원을 넘어서는 ‘FA 대박’을 터뜨렸다. 구단들의 과열 경쟁 탓에 선수들의 몸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올 만도 했다. ▷올 시즌 전체 576경기 가운데 40% 가까운 218경기(37.8%)를 소화한 2일 현재 이들은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을까. 4년 동안 75억 원을 받기로 한 롯데 강민호부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강민호는 타율 0.229, 6홈런, 18타점, 출루율 0.320(57위)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과 득점권 타율(0.114)은 규정 타석을 채운 60명 가운데 꼴찌다. 반면 삼진은 49개로 3위다. 삼진 1위(52개)는 NC 나성범인데 그는 타율 0.356(6위), 홈런 13개(3위), 타점 44개(2위), 득점권 타율 0.472(1위)다. 물론 강민호가 도루 저지율 1위에 올라 있는 등 포수로서는 훌륭하다는 평가가 많다. 연봉 10억 원을 받는데 그마저 못하면 어떡할까. 나성범의 연봉은 7500만 원이다. ▷연봉으로만 따지면 8억 원으로 FA 가운데 2위인 LG 이병규(9번)의 성적표도 초라하다. 지난해는 타율 0.348로 타격왕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1할 가까이 떨어진 0.250에 그친다. 이병규는 종아리 근육통으로 지난달 2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삼성 박한이도 아직까지는 본전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선수다. 지난해에는 타율-득점-타점-출루율이 모두 30위 안에 들었지만 올해는 모두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몸값을 하는 선수도 있다. 삼성의 왼손 투수 장원삼이 대표적이다. 다승 공동 선두(7승)다. 한화가 137억 원을 쏟아 부어 영입한 정근우(70억 원)와 이용규(67억 원)도 제 몫을 하고 있다. 둘은 도루 23개(정근우 15개)와 3루타 7개(정근우 4개)를 합작하며 팀 도루의 62.2%, 팀 3루타의 63.6%를 책임졌다. LG에서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대형도 지난해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할 가까운 타율(0.298)에 도루와 득점 모두 10위권이다.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이종욱과 손시헌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방망이와 안정된 수비로 NC의 돌풍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에도 실패로 끝난 ‘FA 대박’은 많았다. 2004년 30억 원(4년)에 LG로 간 진필중은 3시즌 동안 3승 14패 15세이브에 그쳤고 처음으로 40억 원 시대(40억6000만 원·6년)를 연 롯데 정수근도 경기 외적인 문제로 숱한 구설에 오르며 두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정수는 계약 기간 4년 동안 평균 타율 0.254에 시즌당 15.8홈런, 50.1타점을 기록했다. 전성기였던 2003년의 타율 0.335에 53홈런, 142타점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선수들은 ‘FA 대박’에 활짝 웃지만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FA 도박’을 하는 구단은 속이 탄다. 매년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만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SK 최정 등 대어급이 많이 나오는 내년 FA 시장은 역대 최고액을 또 바꿔놓을 테니까. [PIE Photo In Education] ① 국내 첫 PIE, 덕수초등학교를 가다;사진과 대화하는 아이들, 세상을 배우고 꿈을 키운다 저는 피아노를 좋아합니다. 손이 없으면 피아노를 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손이 제일 좋아 이 사진을 찍었어요. 22일 서울시 중구 정동 덕수초등학교 4층 도서관. 3학년 하연희양이 똘똘한 목소리로 자기가 찍은 사진을 설명했다. 연희는 피아노 건반 위에 자신의 왼손을 올려놓고 찍은 사진을 들고 있었다. 연희는 "피아노를 더 치고 싶은데 다른 학원들이 방해해서 딸랑 30분밖에 못 쳐요"라며 말한 뒤 도서관 뒤쪽에 앉은 엄마를 바라봤다. 어머니인 이혜정씨가 미소를 짓자, 크게 숨을 들이쉰 연희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3학년이 되자 월·수·금 다니던 영어학원을 월·화·수·목·금 다니고, 주말에는 중간고사·기말고사 공부까지 해야 합니다. 피아노를 칠 수 있게 쉬는 시간을 늘려주세요." 도서관 뒤쪽에 앉은 학부모들이 까르르 웃었다. 이날은 덕수초 3학년 1반 아이들의 'PIE 수업'의 발표회. PIE(Photo In Education)는 학생들이 사진을 찍어와 발표하는 사진활용교육이다. 아이들에게 "나는 누구인가?" "내가 사진기자라면" 등의 과제를 내주면, 각자 자유롭게 사진을 찍어온 뒤 글과 같이 제출하는 방식이다. 지난 6주간 매주 목요일 오후 조선일보 사진부와 ㈜올림푸스한국 강사들로부터 PIE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각자의 대표작을 들고 나와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초 전학 온 임우택군은 아스팔트 위에 핀 민들레 꽃을 카메라에 담았다. 2주 전 학교에서 집에 가던 길에 우연히 발견해 가방 속에 있던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찍은 것이다. 우택이는 "민들레는 수레에 밟혀도 다시 자란다고 합니다"라며 "낯선 학교에 전학왔어도 씩씩하게 살자고 다짐했어요"라며 사진의 의미를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에 돋아난 새싹을 찍은 김규진군은 "숨을 쉬러 나온 새싹이 반가웠어요"라며 "다음에는 큰 나무로 변해 있는 새싹을 찍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담임 김경희(49) 교사는 "주변을 잘 못 돌아보고 살던 도시 아이들이 PIE 교육을 통해 등하굣길에 있는 꽃·풀·나무 등을 섬세하게 바라보게 됐다"며 "일기의 주제나 표현력도 훨씬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특수효과를 이용한 사진도 있었다. 태동은군은 아파트가 보이는 창문에 투명테이프를 이용해 인형을 거꾸로 매달아 놓은 뒤 사진을 찍었다.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악몽을 사진으로 찍기 위해서였는데, 인형이 역광으로 어둡게 찍히면서 실제 사람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의 사진이 나왔다. 동은이는 "진짜로 떨어질 수도 없고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라서 이런저런 방법을 총동원했다"고 했다. 카메라를 거꾸로 들고 팔짝 뛰는 친구를 찍어보기도 하고, 물구나무서서 철봉에 매달린 친구를 담기도 했다. 카메라 하나만 들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발표한 사진 중에는 초등학생 작품으로 보기에 어려운 것도 많았다. 김소민양은 동그란 눈을 그린 A4 용지를 자기의 오른쪽 눈 옆에 대고 찍었다. 그린 눈과 실제 눈이 사진을 반반씩 차지했다. 우택이는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사진 위에 100원짜리 동전을 올려놓아 왼쪽 눈을 가린 뒤 사진을 찍었다. 이날 발표회를 보러 온 ㈜올림푸스한국 방일석 대표이사는 "소민이나 우택이의 사진은 광고 사진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독창적"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PIE 교육이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바꿔놓았다고 입을 모았다. 우택이의 어머니 우현경(39)씨는 "PIE 숙제만큼은 아이가 정말 즐겁게 해갔다"며 "사진을 찍으면서 특히 사물이나 경험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양해졌다"고 했다. 권나현양의 어머니 박숙희(38)씨는 "나현이가 유치원 다니는 동생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며 "찍은 사진을 놓고 동생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좀 더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고 했다. 평소 다른 아이들보다 표현력이 떨어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던 한 학생은 사진을 설명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말하는 능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 학생이 앞에 나와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는 게 어려웠지만 즐거운 경험이었어요"라며 발표를 마치자,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하나가 되어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양대 한양아동가족센터 정은선 연구원은 "사진을 찍고 인화해 글을 쓰는 과정은 창의성과 끈기를 동시에 요구한다"며 "PIE는 아이들의 집중력과 표현력을 향상키는 좋은 교육"이라고 말했다. ‘독도는 내게 맡겨라’ /독도평화호 오늘 취항 독도 관리 전용선인 독도평화호가 26일 진수식을 열고 취항한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 11시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독도 관리 전용선인 독도평화호 진수식을 연다. 진수식에는 국토해양부 장관과 이상득·원유철 국회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독도 관련 단체와 울릉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독도평화호는 80억원을 들여 전남 목포 고려조선에서 건조했으며, 길이 37.2m에 너비 7.4m인 177t급 알루미늄 재질의 배다. 정원 80명에 항해 속도 30노트로 울릉~독도 구간을 3시간 안에 왕복할 수 있다. 경북도는 영토주권 확립 의지를 밝히기 위해 지난해 6월 이 배 건조에 들어가 1년 만인 지난달 순수 국내 기술로 완공해 시운전에 성공했다. 독도평화호는 △독도 행정업무와 주민생활 지원 △독도 방문객 안전 관리 △해양생태자원 조사 및 연구 활동 △독도 영유권 수호 활동 △해난사고 예방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북도에서는 지난 3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모를 거쳐 독도평화호 명칭을 결정했다. 단시간 근로자 채용 중기 /1인당 150만원 세액공제 상시근로자 외에 단시간 근로자를 채용한 중소기업도 고용증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단시간 근로 확산을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한 뒤 26일 공포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이번 달부터 중소기업이 전년도보다 상시근로자를 증가시킨 경우 증가 인원 1인당 300만원을 세액공제해주는 ‘고용증대 세액공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여기에다 단시간 근로 등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파트타임 근로자를 채용한 중소기업도 고용 증가 인원 1인당 15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지원 기준은 주당 15시간 이상,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를 고용한 경우다. [휴지통]‘피박’ 쓴 경찰 근무 시간에 모텔에서 도박을 하다 경찰 간부 등이 징계를 받는 등 일부 광주 경찰의 기강이 해이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시내 모텔에서 도박을 하다 시민의 신고로 적발된 전 북부경찰서 소속 양모 경감(50)과 박모 경위(54)를 14일 감봉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도박을 한 북부경찰서 김모 경위(52)와 김모 경사(41)는 견책 처분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 경감 등 경찰관 4명은 지난달 25일 오후 5시 반경 광주 북구 매곡동의 한 모텔에서 판돈 15만 원을 걸고 ‘고스톱’을 하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직원들에게 현장에서 붙잡혔다. 양 경감과 박 경위는 당시 근무 시간이었고 김 경위와 김 경사는 비번이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양 경감 등은 “근무가 거의 끝난 시간대였고, 단순한 밥값 내기 도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들이 평소에도 자주 도박을 한다는 소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경감과 박 경위는 감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광주 시내 모 경찰서로 전출됐다. 한편 광주 광산경찰서는 12일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추돌 사고를 낸 혐의로 광산경찰서 수사과 박모 경사(48)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박 경사는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19% 상태로 광산구 하남중앙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앞 차량을 추돌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일은 경찰청 주관 음주운전 특별 감찰 활동 기간이었다. 아파트 시장 ‘거래침체’ 벗어나 봄 이사철을 맞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소폭 늘어났지만 아파트값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3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취합한 결과,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4만6474가구로 지난해 11월(4만6048가구)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5만5322가구) 정점을 찍은 뒤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하다 2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 부동산업계에서 ‘거래실종’ 현상이 심각하다고 진단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4033가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4401가구에 달했다. 수도권 거래량도 1만4293가구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증가세가 뚜렷했다. 6대 광역시의 거래량(1만5705가구)도 크게 증가했다. 다만 서울 강남3구의 거래량(885가구)은 2개월 연속 줄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3월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봄 이사와 학군수요, 신혼부부 등 실수요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값은 하락한 곳이 많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7㎡(4층)는 10억1900만원에 거래돼, 전달에 비해 1100만원 떨어졌다.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51㎡(5층)는 10억3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5000만원 내렸다. 강북의 도봉구 창동 상계 주공17단지 전용 37㎡(7층)도 지난해 12월에는 1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3월에는 1000만원 하락한 1억4000만원에 팔렸다.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여론에 무산 •민주·선진당 반대 표결 밝혀… 한나라 6월국회로 결정 미뤄 한나라당이 추진해 온 KBS 수신료 인상안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반대로 21일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소위는 한나라당 4명, 민주당 3명, 자유선진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 소위에 불참해온 상황에서 자유선진당이 들어오면 인상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캐스팅보트를 쥔 선진당 김창수 의원이 전날 "인상에 반대하지만 소위에는 참여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처리를 낙관했다. 그러나 물가급등세가 심각한데 수신료까지 연 3만원에서 4만2000원으로 40% 인상할 경우,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민주당은 '소위 불참' 방침을 바꿔 "표결에 참여해 반대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이 이날 소위에 불참해 인상안이 통과될 경우 "민주당이 국민부담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묵인해 줬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은 겉으로는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면서도 내부적으론 "KBS와 척지지 말자" "대표 라디오 연설 등 실속을 챙기자"는 말이 나왔다. 선진당이 이날 소위에 참여할 경우 의결정족수를 채워주게 돼 통과 책임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소위에는 여야 의원 8명이 모두 참석했다. 야당 의원 4명은 회의 직전에 별도로 모여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민주당 의원 3명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고, 김창수 의원도 "KBS의 공정·공영성을 담보하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까지 소위로 달려왔다. 그러나 표결을 하면 과반(5명) 미달로 인상안이 부결될 수밖에 없게 되자, 6월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표결을 미뤘다. 한류 탄 ‘음악·영상’ 상반기 1500억 수출 [한겨레] 한류 열풍을 타고 올해 상반기 음악과 영상 부문 수출이 1500억원을 넘어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연예기획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크게 뛰었다. 7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서비스무역 통계를 보면 음악·영화·방송 등의 콘텐츠를 수출해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뜻하는 ‘음향영상서비스 수입’이 올해 상반기 1억3770만달러(1547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상반기(1억2350만달러)에 견주면 11.4% 증가했다. 지식재산권 정산과 공연 일정 등이 주로 하반기에 몰려 있는 업계 관행을 고려할 때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 2억7000만달러를 넘어서 3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류 스타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영상과 음악 같은 문화 콘텐츠 수출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에스엠(SM),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피엔터(JYP Ent)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초강세다. 2008년 10월 말 최저가인 770원까지 떨어졌던 에스엠의 경우, 7일 종가는 4만9700원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상장 첫날인 지난해 11월23일 3만91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올해 2월엔 6만900원까지 치솟았고 7일 현재 5만2500원을 기록중이다. 진홍국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의 신곡 ‘강남 스타일’처럼 아이돌에 치우친 한류가 최근 다변화되고 있다”며 “외국인 팬들도 꾸준히 늘면서 영상 음악 콘텐츠 수출이 증가해 관련 업종의 주가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호 “죽을죄 졌다…먹여살리겠다” 진경락 “더러운 손으로 나 손대지 마” [한겨레] 1차수사때 총대멨던 진경락, 이영호와 2011년 봄 회동 표정 “야. 야. 좀 안아보자.”(이영호) “손 대지마. 이 더러운 손으로 나한테 손 대지마.”(진경락) 지난해 5~6월의 어느날. 서울 서초동의 한 한정식집에서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의 ‘주역’인 이영호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최종석 행정관, 진경락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만났다.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총대를 멨던’ 진 과장을 만나기 위해 이 비서관이 마련한 자리였다. 이 비서관은 당시 참고인 조사만 받았을 뿐 검찰 수사를 비껴갔고, 진 과장은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났다. 출소 이후 이 비서관을 피해오던 진 과장이 이 자리에 나타나자, 이 비서관은 대뜸 그를 끌어안으려고 했다. 진 과장이 지난 5월27~28일 검찰의 재수사를 받을 때 작성된 진술조서를 보면, 진 과장은 “이영호가 술에 좀 취해 있었는데 문쪽으로 오면서 안아보자고 했고, 반말로 말하면서 제 몸에 손도 못 대게 했습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이 비서관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너한테는 죽을 죄를 졌다’, ‘내가 평생 먹여살리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비서관을 왜 밀쳐냈냐’는 검사의 질문에 진 과장은 “제가 구속돼 재판을 받으면서 너무 괴로웠고, 참기 어려웠습니다. 저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이영호이기 때문에 이영호에 대한 원망이 컸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이 비서관이 박영준 전 국무차장과 통화도 시켜줬다고 했다. 진 과장은 “박영준이 ‘야, 고생 많았다. 몸은 괜찮으냐’고 했다. 이영호가 ‘형님’이라고 ‘통화하라’고 억지로 휴대전화를 주면서 통화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벌어진 일에 대한 이 비서관의 기억은 조금 달랐다. 이 비서관은 진 과장과의 대질조사 과정에서 처음에는 진 과장을 만난 사실조차 부인하다가, 이후 “진경락이 나를 만나주지 않아서 혼자서 3~4시간을 술을 마셨습니다. 그 뒤에는 술에 취했기 때문에 진경락을 만났는지 기억이 안납니다”라고 말했다. “평생 먹여살리겠다”는 말에 대해서는 “제가 돈을 벌면, 저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을 평생 책임져 주고 싶습니다. 더불어 함께 살고 싶은 거죠”라며 입막음 대가로 취업 알선과 돈을 준 것이 아닌지를 의심하는 검사의 질문을 피해 갔다. 이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둘 사이의 화해가 이뤄졌다고 볼만한 대목은 검찰 재수사 기록에 없다. “우리 애들이 미쳤다” [한겨레] ‘돌풍’ 러시앤캐시 김호철 임시 후원으로 뒤늦게 훈련 시작 초반 8연패 빠졌다가 최근 상승세 “준비한 대로 체력 올라오고 있다” “우리 애들이 미쳤다”고 했다. “이제 다른 팀들이 무서워하겠다”고도 했다. ‘호랑이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러시앤캐시는 현대캐피탈(12일), 대한항공(16일), 삼성화재(22일) 등 강호를 잇따라 무너뜨렸다. 특히 올 시즌 1패(10승)밖에 없던 삼성화재를 3-0으로 따돌렸다. 개막 뒤 8연패를 달리다가 최근 5경기 4승1패. 김호철(사진) 러시앤캐시 감독은 “준비해온 대로 되고 있다”고 했다. ■“체력이 올라왔다” 러시앤캐시는 비시즌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네이밍 스폰서인 러시앤캐시로부터 일시적 후원을 받고 충남 아산을 임시 연고지로 정하면서 비로소 팀 훈련이 이뤄졌다. 이때가 개막 열흘 전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23일 통화에서 “시즌 전 연습을 못해 리그 경기를 하면서 체력운동을 병행했다. 당장의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6라운드까지 버틸 힘이 있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등 다른 팀들이 시즌 중반에 들어서며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데 반해 러시앤캐시는 오히려 펄펄 날고 있다. ■“‘우리’라는 인식이 생겼다” 러시앤캐시는 올 시즌 이후의 ‘미래’를 알 수 없다.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시즌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구심점이 없으니까 선수들이 소외받는 팀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개인 면담이나 팀미팅 때 남 탓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자고 계속 다독였다. 이런 노력 덕인지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믿는 마음이 많이 생겼다. 실책의 책임을 묻지 않고 다 같이 분담하면서 팀 분위기가 활기차게 변했다”고 했다. 수비할 때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러시앤캐시는 한번 퉁긴 공을 받아내는 디그 부문에서 세트당 평균 10.73개를 기록해 1위다. ■ “박상하가 미쳤다” 스물여섯 동갑내기 신영석, 박상하가 이끄는 러시앤캐시 센터진은 최강의 조합이다. 가로막기 부문에서 박상하가 1위, 신영석이 2위에 올라 있다. 박상하는 세트당 평균 0.89개의 가로막기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김 감독은 “박상하는 내가 봐도 요즘 미친 것 같다. 그만큼 연습을 열심히 했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했다. 지난 시즌까지 박상하의 세트당 평균 가로막기 수는 0.53개에 불과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우리 팀을 좋아하는 기업이 나타날 때까지 즐겁고 신나는 배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리퍼트·강인선의 워싱턴 Live] "제재·압박은 성과가 나기 전에는 실패로 보여… 북핵도 마찬가지" 北에 대화가능성은 열어놓고 한반도 무기배치 등 압박 필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10일 한국에서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임박설' 등 위기설이 등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 "어느 정부나 군사 공격, 선제타격을 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선제공격을 거론하기 시작했다면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지난달 '리퍼트-강인선 워싱턴 라이브' 녹화와 10일 추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정부가 대북 선제공격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는 상황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임 오바마 정부도 그걸 피하기 위해 전례 없는 고강도 유엔안보리 제재를 끌어내고 북한과 대화도 시도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이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도 없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밝힌 대로 미국은 이제 중국 협조 없이 독자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나. "모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급박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움직일 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호주로 가던 칼빈슨 항모 전단이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 해역으로 이동 배치됐다. 미국의 북한 군사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며 불안해한다. "그 이유에 대해 추측하고 싶진 않지만 북한의 위협과 위험, 북한이 중요시하는 시기(김일성 생일인 15일 등)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지역에 항모를 보내는 것은 신중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시리아 공습을 했다.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움직임이다. "중국과 북한은 당연히 시리아 공습을 주의 깊게 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선 그게 북한 문제에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대북 전략과 그에 따른 정책 이행 과정을 봐야 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 상황에서 더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더 많은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한반도에 추가로 무기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 제재와 압박은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란 핵 협상에서 봤던 것처럼 서방 제재가 효과를 내면서 이란 측이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제재 수위를 더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정은 정권의 교체가 대안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한 포럼에서 북한 정권 교체 필요성을 대북 제재의 한 방안으로 강하게 제기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협상해 볼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한 미 대사로 일하는 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이었나. "협상엔 관심 없고 무모한 행동만 하는 김정은 정권이었다. 김정일도 문제가 많았지만 그래도 협상 의지는 있었기 때문에 북핵 문제 타결 가능성이 지금보다는 컸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협상엔 관심 없이 무모한 행동만 하기 때문에 북핵 문제 진전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핀 포인트]최나연, 트로피 직접 들고 귀국한 까닭은… 올해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여왕에 등극한 최나연(25·사진).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의 짐 꾸러미에는 총알도 뚫기 힘들 듯한 육중한 붉은색 상자가 있었다. 우승 트로피를 담은 케이스였다. 당초 이 트로피는 대회를 주관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최나연이 원하는 장소로 몇 주 후 보내주기로 돼 있었다. 실제로 앞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 유소연 등은 트로피를 직접 들고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멀리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며 갖고 갈 의사를 밝혔다. 금의환향의 자리를 빛낸 트로피에는 한국 선수 5명을 비롯한 역대 우승자의 이름이 연도와 함께 촘촘히 새겨져 있었으나 정작 최나연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작업할 시간도 없이 바로 들고 와서다. 최나연의 매니지먼트 업체는 “우리 돈을 들여 이름을 직접 새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최나연은 이 트로피를 1년 가까이 보관한 뒤 내년 대회를 한 달 정도 앞두고 USGA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 대신 복제품(Replica) 트로피를 받아 영원히 소장하게 된다. 영국의 전문 업체에 주문하면 제작에만 두 달 가까이 걸린다. 진품 크기의 90%인 모조품 가격만도 7000파운드(약 1200만 원)가 넘는데 사재를 털어야 한다. 복제품도 그 가치를 위해 우승자에게만 단 1개를 만들어 준다.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최초의 남자 메이저 챔피언이 된 양용은도 시상식에서는 높이 71cm, 무게 12.3kg에 이르는 ‘워너 메이커 트로피’를 안은 뒤 나중에 복제품 트로피를 받았다. 빌 게이츠가 읽고 있는 겉장이 너덜너덜해진 책은? [한겨레] 게이츠, 브룩스의 ‘경영의 모험’ 최고 경영서로 꼽아 1969년 출간돼 지금은 절판…버핏이 23년 전 빌려줘 조지프 슘페터도, 피터 드러커도 아니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가 최고로 평가한 경영 서적은 언론인 존 브룩스(1920~1993)의 1969년 작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이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현지시각) 온라인판에 지금은 절판된 이 책을 읽고 있는 게이츠의 사진을 실었다. 겉장은 너덜너덜해졌지만 책을 음미하는 듯한 게이츠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세계적인 경영학의 구루들이 쓴 책도 아니었다. 애초 이 책은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의 소유였다. 게이츠는 “1991년 워런 버핏을 만나 가장 좋아하는 경영 서적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버핏은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이 책을 추천하고 빌려줬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났지만 세계 최고의 부자는 책을 원래 주인한테 돌려주지 않았다. 물론 헤서웨이 회장이 달라고 보채지도 않지만. 이 책은 프린스턴대 출신의 기자 브룩스가 주간 <뉴요커>에 쓴 경영 사례 12개를 묶은 것으로 1971년 절판됐다. 게이츠는 책의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라는 장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게이츠는 “제록스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도 복사기 사업과 맞지 않다며 시장에 내놓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이런 경영 실패 사례를 다뤘지만 브룩스만큼 제록스의 초기 역사, ‘기존 관념을 탈피한 기발한 발상’ 등 다른 사람들이 놓친 부분을 설명하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다른 경영서 저자들과 달리 성공에 대한 교훈을 단순화하거나 목록화하지 않고, 주제에 대해 깊게 관찰한 뒤 주요한 인물과 사건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소개한다”며 “40년이 지나도 경영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 브룩스의 통찰은 여전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책이 유효한 것은 도전에 직면한 경영자들의 강점과 약점 등 인간 본성에 대해 다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은 9월부터 이 책을 판매할 예정이다. SKT, 헬로비전 인수…경쟁사들 “독점 확대” 5000억원에 지분 30% 매입 SK브로드밴드와 합병 추진 KT·엘지 “공정경쟁 훼손” 비난 에스케이텔레콤(SKT)이 2일 이사회를 열어 케이블방송 가입자 점유율 1위 업체 씨제이(CJ)헬로비전을 인수하고, 융합 미디어 시장에서 씨제이그룹과 적극 협력하기로 의결했다. 경쟁사인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는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해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시장을 황폐화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동통신 점유율 1위 업체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날 오전 이사회 개최 뒤 씨제이오쇼핑이 보유한 씨제이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쇼핑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3.9%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양사 간 콜·풋옵션 행사를 통해 인수할 방침이다. 인수금액은 총 1조원가량이다. 이어 씨제이도 에스케이텔레콤이 씨제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의 자본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인수와 동시에 헬로비전과 에스케이브로드밴드의 합병을 추진한다. 브로드밴드는 에스케이텔레콤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로, 유선인터넷과 유료방송인 인터넷텔레비전(IPTV)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합병은 내년 4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상장사인 헬로비전과 합병하면서 비상장사인 브로드밴드는 우회상장의 길을 가게 된다. 이번 인수로 에스케이텔레콤은 통신과 아울러 거대 방송 플랫폼을 거느린 미디어 회사로 거듭난다. 기존 1위인 케이티에 버금가는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씨제이그룹은 매각과 유상증자 뒤 유입되는 현금으로 콘텐츠 사업 신규 투자는 물론 신성장동력 사업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이날 250억원씩을 출자하는 500억원 규모의 펀드 2개를 조성해 미디어 콘텐츠와 정보기술 스타트업 투자 협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통신사업자의 주인이 바뀌려면, 미래창조과학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날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논평을 내어 “통신당국은 에스케이텔레콤의 독점을 심화하고 이용자 권익을 침해할 합병을 인가해선 안 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에스케이가 유무선 결합 상품을 내놓았을 때도 이동통신시장 지배력이 유선인터넷에 영향을 끼치는 시장지배력 전이현상이 벌어졌다”며 “(인수로 방송·유선인터넷 등에서 점유율이 확대될 경우)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는 록인(Lock In·통신상품 등을 한번 구매하면 좋든 싫든 이후 계속 쓰게 되는 현상) 효과가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사들은 이날 일제히 입장자료를 내어 인수가 그간 정부의 정책과 역행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케이티는 “인수가 끝나면 유선방송구역 78개 중 23개 구역에서 에스케이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또 중소 알뜰폰사업자를 육성하겠다는 정부 기조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단독]“朴경정, 靑서 문건 100여건 출력해가” 檢 “정윤회-대통령 친인척 관련 문건… 경찰복귀 1주일전 한꺼번에 프린트” 朴경정 4일 소환… 출력 경위 조사 ‘정윤회 동향’ 문건을 작성한 박모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청와대를 떠나 경찰로 복귀하기 일주일 전쯤 자신이 작성한 주요 보고서 100여 건을 종이로 출력해 간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특히 박 경정이 한꺼번에 출력한 문서들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59) 동향 보고서를 포함해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관련 문건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문건 작성자인 박 경정의 서울 노원구 하계동 자택과 그가 근무하는 서울 도봉경찰서 및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에 검사와 수사관 3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또 박 경정이 2월 청와대에서 복귀하는 과정에서 문건 유출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직원 한모, 최모 경위 등 3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려와 조사했다. 청와대에서 문서를 인쇄·출력할 경우 신분증 등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 누가 인쇄했는지 기록이 남는다. 검찰은 청와대 측에서 의심하고 있는 문건 유출 경로(박 경정→서울경찰청 정보 경찰→일부 언론)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4일 오전 박 경정을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박 경정을 상대로 문건 내용의 신빙성 여부와 갑자기 다량으로 문건을 출력한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그가 주장하는 ‘제3자 유출설’에 대해서도 진술을 받을 계획이다. 정 씨는 3일 “허위사실을 담은 문건을 그대로 보도해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세계일보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의 고소 및 수사의뢰 사건과 함께 이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다. 청와대, 중국의 사드 비판에 정면 반박 “북한 도발의 원인이 사드 배치라는 주장은 본말 전도… 이웃나라 눈치보기가 국민들의 안보이해 앞설 수는 없어 중국은 사드 아닌 북핵을 문제 삼으라” 더민주 의원 6명 방중에도 “재검토 강력 촉구” 청와대는 7일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주한미군 배치를 비판하는 데 대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지속적인 도발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에서 사드 배치 결정이 이러한 도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 등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 등이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 비판한 뒤에도 정부는 “일방적 주장은 유감”이라는 비공식 코멘트로 대응했으나, 이날 청와대가 강도 높은 공식 반박을 내놓은 것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안보문제와 관련해 이웃국가의 눈치를 보는 것이 국민들의 위중한 안보이해를 앞설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수석은 “사드 배치 결정을 하게 된 근본 원인은 점증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중국 쪽은 우리의 순수한 방어적인 조치를 문제삼기 이전에 그간 네차례의 핵실험과 올해만도 10차례 이상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깨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또 8~10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명의 중국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김 수석은 “방중하는 의원들의 진의가 어디 있든 간에 이분들의 방중 활동이 결과적으로는 중국 쪽의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여섯 분의 방중 계획을 재검토해줄 것을 의원 각자 및 더민주 지도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병원 줄기세포센터에 ‘황우석팀 연구원’ 근무 정부가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주 확립 연구를 승인한 차병원 연구센터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팀의 연구 부정에 관여했던 연구원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차병원과 보건복지가족부의 말을 종합하면, 황 전 교수팀의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확립과 관련된 논문 조작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 연구원이 차병원 줄기세포치료연구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2년 동안 일해왔다. 차병원 연구센터 쪽은 “2년 전 이 연구원을 비정규직으로 뽑았다”며 “논문 조작과 관련해 큰 오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배아줄기세포와는 관련이 없는 성체줄기세포 등 다른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도 연구 부정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피츠버그 대학은 ‘미국 보건부와 연방연구윤리국(ORI)의 조사 결과, 이 연구원이 황 전 교수의 공동연구자였던 제럴드 섀튼 교수 밑에서 2004년 8월~2006년 2월까지 연구할 때 연구 부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그는 미국 정부 자금이 지원되는 연구를 주관하거나, 정부 연구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도록 한 처분을 받았다. 복지부 쪽은 “차병원의 연구계획서에 해당 연구원이 없어 심의할 때 몰랐다”고 밝혔다. 정부는 ‘논문 조작’ 등을 이유로 황 전 연구팀의 연구 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바 있다. 정형민 차병원 연구센터장은 “논란을 피하려면 조처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쪽방촌 기적에 감동, 저도 돕고싶어요" 요셉의원에 신규 후원자 신청 줄 이어 25일 오후 2시 우진국(73)씨가 서울 영등포역 앞 요셉의원을 찾았다. 우씨는 "그동안은 자식들이 주는 용돈이 남으면 손자들 주는 재미가 있었는데 요셉의원 이야기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이곳을 후원하면 할아버지가 좋은 일 한다고 손자들도 섭섭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씨는 후원금으로 3만원을 내고 영수증을 챙겨갔다. "세상 떠날 때 자식들한테 차곡차곡 모은 후원금 영수증을 물려주면 할머니가 어떻게 살다 갔는지 알지 않겠느냐고 했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감명 깊었다"며 "나도 따라 하려 한다"고 했다. 요셉의원 후원자들에 대한 보도〈본지 23일자 A1면 참조〉가 나간 후 병원엔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이틀 동안 새로운 후원자가 50여명 탄생했다. 이전엔 하루에 많아야 한두 명이었다. 후원자 신청을 받는 자원봉사자 윤희문(77)씨는 "야근해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경북 포항에 사는 한 여성 후원자는 '돈 대신 물건을 보내도 되느냐'며 300여명 분량의 과일을 부쳤다. 요셉의원은 목요일 무료 점심 급식 때 이 과일을 나눠줄 예정이다.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한 후원자는 이메일로 후원 신청을 하며 '정년까지 매달 후원금을 낼 수 있게 자동이체 신청을 했습니다. 기분이 참 좋네요'라고 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또 다른 후원자는 '아이들과 함께하고픈 마음에 3만원씩 후원하고 싶습니다'라고 썼다. 일산에 사는 한 할아버지는 외손자 이름과 10만원을 들고 요셉의원을 찾았다. 한동안 후원이 끊겼던 '쉬는 후원자' 중 다시 후원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다. 한 후원자는 '바쁘다는 핑계로 중요한 할 일을 잊고 살았다는 걸 깨닫게 됐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요셉의원에서 직접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문의도 오고 있다. 자원봉사를 신청한 변재영(29)씨는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짬을 내서 꼭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요셉의원엔 의료진 170여명을 포함해 자원봉사자가 연간 1500여명 활동하고 있다. 의료진을 대표하는 신완식(63) 의무원장은 2009년 정년이 6년이나 남은 가톨릭대 의대 교수 자리를 떠나 요셉의원에서 상근(常勤)하고 있다. 신 원장은 "교수 자리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후 정진석 추기경님을 만났더니 '부인이 (조기퇴직을) 섭섭해하실 수도 있는데 허락은 받았느냐'고 묻더라"며 "속으로 '아차' 싶어서 요셉의원에 온 후로 병원에도 가정에도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결과적으로 예전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셉의원 후원 문의 (02)2636-2476 ‘소외지역 도서보급 사업’ 공들이고 왜 좋은 소리 못듣나 지원 대상 국내 도서로 한정… 외국 작가 작품 아예 없어 대부분 대형 출판사 책들… 창작 지원 본래 취지 못살려 “우리도 무라카미 하루키나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읽고 싶어요.” 경상남도의 한 도서관은 분기마다 50종이 넘는 시, 소설, 아동문학 등의 도서를 무료로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소외지역 우수문학도서 선정보급사업’ 덕분이다. 하지만 외국 작가들의 작품은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 때문인지 도서관을 찾는 발길이 뜸하다. 도서관 사서는 “외국 작가들의 작품도 보내주면 대출이 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소외지역 우수문학도서 선정보급사업은 매 분기 출간된 문학도서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일괄 구입, 사회복지시설 아동청소년센터 작은 사설 도서관 등에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다. 2005년 시작됐으며 올해에는 매분기 도서 57종을 선정해 3000곳이 넘는 시설에 보내주었다. 복권기금으로 예산 지원을 받는데 올해 예산은 40억 원이다. 그러나 책을 받아보는 소외지역과 출판계에서는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우수문학도서의 선정 대상이 국내 도서로 한정돼 소외 계층들이 우수한 해외 문학 작품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것은 출판사엔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혜택으로 꼽히는데 해외 문학을 소개하는 출판사는 ‘복권을 살’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셈이다.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한국도서관협회는 “열악한 국내 작가의 창작 환경을 지원한다는 취지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선정 도서 목록을 보면 베스트셀러가 많다. 올해의 경우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 성석제의 ‘위풍당당’,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등도 지원 도서로 선정됐다. 중소 출판사들은 한 해 한 번 선정되기도 힘들지만 문학동네 창비 문학과지성사 등 대형 문학출판사들은 매분기 6∼8권씩 선정돼 분기마다 1억 원 가까운 지원을 받고 있다. 정우영 도서관협회 문학나눔추진반장은 “분기별로 한 출판사의 책이 8권 넘게 선정되지 않도록 기준을 세웠지만 우수 작가들의 메이저 출판사 쏠림 현상이 심해 지원 대상 출판사 분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의 새로움이 낡아 또 다른 새로움으로… 서울대미술관 ‘뉴 올드’전 서울대미술관의 핸디캡은 입지다. 서울대 학생이나 인근 거주민이 아니라면 오로지 미술 전시를 관람할 목적으로 찾아가 보라고 선뜻 권하기는 망설여진다. 4월 17일까지 열리는 ‘뉴 올드: 전통과 새로움 사이의 디자인’전은 제목만 얼핏 봐서는 흔해빠진 디자인 작품 모음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명료한 주제에 걸맞은 탄탄한 문맥의 콘텐츠를 갖췄다. 새로움의 폐기 주기가 갈수록 단축되는 시대에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관람객이라면, 번거로운 서울대 나들이를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하다. 독일국제교류처(ifa)가 기획한 이 디자인전 프로그램은 2011년 5월 이스라엘 홀론디자인뮤지엄 전시를 시작으로 세계를 순회하고 있다. 주제와 어울리는 작업을 해온 현지 작가를 섭외해 참여시킨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작가 7팀과 유럽 및 미국 작가를 포함해 52팀이 제작한 가구, 생활용품, 도자기, 영상 등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일관된 주제는 ‘사물의 새로움과 오래됨에 대해 살펴 그 차이와 새로운 결합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 주민선 학예연구사는 “낡음이 되어버린 한때의 새로움을 현재의 또 다른 새로움으로 전이시키는 작업은 ‘새로운 폐기물’이 빠르게 쌓여가는 고도산업사회에 순환의 숨통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질비아 크뉘펠의 ‘주거수칙 시리즈: 게으름뱅이 옷장’은 결코 재현될 수 없는 바로크 시대의 양식 유물에 대한 오랜 집착을 유희적으로 해체시켜 내놓은 대안이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육중한 목재 양문옷장. 다가가서 확인한 주재료는 검은색 스펀지다. 스펀지 블록 여러 개를 묶어 만든 ‘옷장 모양 조각’ 틈새에 이런저런 물품을 꽂아 쓸 수 있도록 했다. 쌓이는 먼지만 해결할 수 있다면 “장 깊숙이 넣어놓은 물건보다 찾아 쓰기 쉽다”는 디자이너의 설명은 분명 유효하다. 소은명 작가의 ‘더 라인스’는 크뉘펠보다 한층 정돈된 방식으로 전통 양식을 재해석했다. 그의 수납장은 나무 프레임에 무채색 고무 밴드를 입혀 만들었다. 수납장 전면부에 문짝 대신 수직으로 교차시켜 고정한 고무 밴드는 한옥 문창살 패턴의 소박한 미감을 경쾌하게 수용한 장치다. 밴드 틈새를 벌리는 동작 하나로 ‘문고리를 잡아 열고 닫는’ 과정을 대체했다. 단순한 조합이지만 편의성과 외양 모두에서 장점이 돋보인다. 양웅걸 작가는 전통 목재 소반에 가죽과 도기 등 새로운 소재를 끌어들여 합성했다. 소반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흩뜨리지 않으면서 새 재료의 특성을 살려 용도와 규격을 다변화했다. 옛 좌식 문화가 낳은 유물을 현대적 입식 생활방식에 재생시킬 방법을 제안한 것. 주세균 작가의 ‘트레이싱 드로잉 시리즈’는 도기 위에 옛 청자의 이미지를 연필로 정교하게 그려 넣음으로써 전통의 현대적 의미를 직설적으로 캐묻는다. ‘정직’ ‘노력’ 등 사회에서 옳다고 여기는 단어를 추린 뒤 그 형태를 회전시켜 그릇을 주조한 ‘텍스트 병 시리즈’는 디자이너의 고민을 물질의 영역 너머로 확장한 시도로 읽힌다. 2000∼3000원. 02-880-9504 “낭비벽 심해” “내 돈 틀어쥐고 구박만” 총각 처녀 티격태격 27일 첫 방영 앞둔 ‘꽃보다 할배-그리스편’ 제작발표회 “이번 여행에서 짐꾼 역할을 맡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은 오빠(이서진)가 다 했고 저는 분위기 메이커를 했어요. 오빠의 ‘짐꾼’ 점수는 90점이에요.”(최지우)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편’이 27일 오후 9시 45분 처음 방영된다. 이번엔 ‘할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과 ‘짐꾼’ 이서진 등 고정 출연자 외에 또 다른 ‘짐꾼’으로 최지우가 출연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지우는 “이미 여행을 세 번이나 함께 다녀온 네 선생님들과 오빠 사이에 새롭게 투입돼 저를 불편해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금방 친해져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서진은 “그동안 남자 5명이 여행하는 게 뭐가 그렇게 재미가 있었겠나”라며 “두바이의 사막에 들렀을 때 전 같으면 내내 아무 말 없이 석양만 보다가 왔을 텐데 최지우가 분위기를 띄웠다”라고 말했다. 총각 처녀(이서진 최지우)가 여행을 함께했지만 ‘정분’이 나지는 않았다고 한다. 둘이 산토리니의 언덕에 연인처럼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당시 나눈 얘기는 “여행 경비가 얼마나 남았나”였다고. 이서진은 “예산이 빠듯한데 최지우가 비싼 숙소를 고집하는 등 과소비와 낭비벽을 보였다”고 폭로하자 최지우는 “이서진이 내 몫의 경비까지 갖고 있으면서 돈을 안주고 과소비를 한다고 구박을 해 서러웠다”고 반박했다. ‘할배’들은 전과 다름없이 씩씩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직진본능’ 이순재는 여행 중 희귀 물고기를 모아놓은 수족관을 보고 “횟감 많네”라고 농담을 했다. 걷는 것을 싫어하는 백일섭은 밥 한끼를 먹기 위해 전철 한 구간을 걸어갔다. 나영석 PD는 “이번 시즌도 네 분이 여행 다니면서 밥 먹고, 좋은 풍경 보고, 자고, 짐꾼들과 티격태격하는 내용이 전부”라며 “매년 나오는 특집극처럼 시청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유레카] 슈퍼컴 ‘천둥’ / 이근영 [한겨레] 주소를 넣으면 해당 지역에서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범죄를 알려주는 범죄지도(크라임 맵) 서비스는 미래의 일이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일부 지역 경찰은 지난 수년간의 범죄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컴퓨터에서 예측모델을 돌려 마치 지진 예보를 하듯 범죄예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범죄자를 예지하는 ‘프리크라임’이 상상이 아닐 날도 멀지 않은 듯싶다. 어느 지역에 독감이 유행하는지를 알아보려면 검색사이트 구글의 독감동향(google.com/flutrends)을 접속하면 된다. 누리꾼(네티즌)이 사용한 대규모의 검색 용어를 모아 내놓는 예측은 실제 독감 유행과 거의 일치한다. 미국 민간의료보험회사인 웰포인트는 아이비엠과 손잡고 3420만명의 등록환자 정보 2억페이지를 3초 만에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해주는 ‘고급 의료정보 제공 서비스’를 체계화하고 있다. 이미 빅데이터 시대는 다가왔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시(IDC)가 집계한 바로는, 지난해에 생성된 전세계 정보량은 1.8제타바이트에 이른다. 1제타(Z)는 10의 21제곱, 곧 10해(1조의 10억배)를 가리킨다. 이는 우리 국민이 18년 동안 쉬지 않고 1분마다 트위터에 3개의 글을 올리는 양으로, 32기가바이트짜리 아이패드를 만리장성의 두 배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양이라 한다. 올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가장 주목할 기술’ 1위로 빅데이터 처리기술을 꼽았다. 빅데이터 시장은 내년에 102억달러에서 2017년에는 5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슈퍼컴퓨터는 바늘과 실이요, 콩과 깍지다. 국산 슈퍼컴퓨터 ‘천둥’이 13일 ‘세계 슈퍼컴퓨터 톱 500’에서 278위에 올랐다. 원하든 않든 우리도 빅데이터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허문명의 프리킥]트럼프 탄핵정국과 한미 정상회담 미국에선 한 달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물으면 “가능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지금은 분위기가 확 다르다. 한 한국인 교수 말이다. “탄핵은 더 이상 금기어도 아니고 이제는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대놓고 말한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어 어렵다고 하는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미국은 한국처럼 다시 대선을 치를 필요가 없다. 펜스 부통령 체제가 더 나을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고 “임기를 못 채울 것”이라고 말한 응답자도 40%대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탄핵론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전한다. 외교안보정책 밑그림 모호 많은 학자들 진단대로 현 국제정세는 ‘초불확실성의 시대(Age of Hyper-uncertainty)’다. 미국 탄핵정국까지 겹쳐지니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미국이 계속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로 갈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로 상징되는 국제주의로 복귀할지 자체도 불투명해졌다. 중동의 종파분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유럽엔 ‘우리 운명은 유럽인 스스로’ 독자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으며 아시아는 미중이 포위하며 각축하는 변형된 냉전구조가 온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국내 사정상 알찬 결실을 맺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선 한국은 외교안보팀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상처를 많이 입은 데다 북핵 전략 부재를 드러냈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남북회담 전문가 이상철 1차장도 경험 부족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안보실 2차장도 공석이다. 안보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고 누락 파문 같은 아마추어적 업무처리로 명예와 사기가 생명인 군심(軍心)까지 흔들었다. 안보 위기는 높아 가는데 국방, 통일장관 후보자는 발표조차 되지 않고 있다. 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이 뭔지도 모호하다. 청와대 기류를 보면 최근 10여 년간 벌어진 국제정세의 본질적인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함이 떨어져 보인다. 미중 패권이 각축하는 가운데 한국이 균형자적, 중간자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 사드 문제 본질은 미중 경쟁시대에 한국이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국내가 아닌 국제 문제다. 1, 2년 안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지정학적 구도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 결국 어느 순간 배치냐 철회냐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모호한 태도를 취할수록 한미관계 불확실성만 커진다. 참을 인(忍)자 세 개를 마음속에 미국도 정상회담 준비가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동아태 차관보와 주한 미 대사가 공석이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관료들이 여전히 한반도 문제를 맡고 있다. 워싱턴에선 탄핵에 관심이 쏠리면서 한미 정상회담은 뒷전이며 의제 사전조율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국제적인 석학 아이컨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얼마 전 한국에 “트럼프 정부 정책엔 인내심을 갖고 대하며 외환보유액을 충분하게 쌓아 금융시장을 견고하게 만들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라”고 조언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눈높이를 낮춰 세부 각론보다는 동맹관계 재확인, 북핵 공동대응, 경제협력 강화 같은 총론을 확인하는 회담이 되었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갈 때 좀 더 길게 보는 여유와 참을 인(忍)자 세 개를 마음속에 새기고 갔으면 싶다. 보험금 타려…손목 자르고, 부인 거짓 실종신고 [한겨레] 검찰, 사기혐의 13명 기소 이아무개(41)씨는 2004년 부인 최아무개(30)씨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2010년 법원이 실종선고 심판을 내리자 이씨는 기다렸다는 듯 부인 명의로 들어둔 생명보험의 보험금 24억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경북 안동에서 2005년부터 2년간 당구장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씨는 지난해 9월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문제는 부인 최씨였다. 최씨는 3년 전부터 행방이 묘연했고 검찰은 이씨가 아내를 상대로 강력범죄를 저질렀는지 수사를 벌였다. 올해 1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이 이 사건을 다루면서 최씨는 ‘사라진 어린 신부’로 관심을 끌었다. 사건의 전말은 최씨가 지난 5월 검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드러났다. 최씨는 2003년 자신이 일하던 모텔 사장인 이씨로부터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실종으로 처리해 보험금이 나오면 나눠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최씨는 이에 따라 여러 보험에 가입한 뒤 잠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도피생활 동안 이씨에 의해 감금당하기도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부합동 보험범죄 전담대책반(반장 허철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의 2차 수사 결과, 멀쩡한 손목을 잘라 보험금을 타낸 일당도 적발됐다. 임아무개(41)씨는 2009년 12월 친구 이아무개(36)씨와 함께 한 공장을 찾아가 합판절단기로 자신의 왼손목을 잘랐다. 이씨가 작동 단추를 눌렀다. 임씨는 전날까지 보험 14개에 집중 가입한 뒤였다. 왼손목은 완전히 잘려나갔고, 도박빚에 시달리던 임씨는 이 사고로 보험금 2억7700만원을 챙겼다. 임씨는 이씨를 과실치상으로 고소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이씨의 벌금 300만원을 임씨가 대신 내주다 범행이 들통났다. 이밖에 사망한 오빠를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 연금보험금을 받거나, 중국 국적 동생에게 의료보험증을 빌려준 뒤 자신이 수술받은 것처럼 꾸미고 이를 근거로 민간 의료보험 회사에서 보험금을 받아 챙기는 등 다양한 사례가 적발됐다. 전담대책반은 보험사기범 13명을 적발해 임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청계천 잇는 중학천 2㎞ 전 구간 복원키로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의 최대 지천이지만, 현재 복개돼 아스팔트 도로 밑에 숨어있는 중학천(中學川) 전 구간이 2011년까지 자연하천으로 복원된다. 서울시는 6일 종로구 삼청동 북악산 자락에서 발원해 청계광장 근처 청계천으로 연결되는 중학천 2㎞ 구간 전체를 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우선 35억원을 투입해 올해 안에 청계천~종로구청 340m 구간부터 복원하고〈본지 2월5일자 A8면〉, 종로구청~동십자각 구간은 2010년 말까지, 동십자각~삼청동 발원지는 2011년 말까지 복원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문화재·수자원 등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를 모아 가칭 '중학천 복원위원회'를 곧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중학천과 청계천을 어떻게 연결할지, 중학천의 물을 어디서 끌어올지 등 모든 문제를 철저하게 검토하게 된다. 올해 복원할 청계천~종로구청 구간은 청진동 일대 도시환경정비사업 덕에 비교적 공사가 쉬울 것으로 시는 판단하고 있다. 현재 도로 일부를 하천으로 복원하고, 그 옆 재개발지에 천변인도를 내면 된다는 것이다. 종로구청~삼청동 발원지 구간의 경우, 교통량이 적은 구간은 중학천을 덮고 있는 도로의 일부를 줄여 물길을 내고, 교통량이 많은 구간은 도로 폭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 대통령 직속으로 둬야”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기자간담회 대기업집단 지정기준 상향도 재고 촉구 중소기업계가 대기업의 횡포를 근절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고,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하라고 요구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2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201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중소기업계 입장’을 발표했다. 박 회장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단가 인하, 기술 탈취 등의 불공정행위를 일삼는 대기업의 ‘갑질 횡포’가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병들게 한다”며 “공정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하고 위원장 임기 보장, 강제수사권 부여를 통해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추상같이 처벌하는 경제검찰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중견기업 정책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고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회장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상향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현행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지정 기준 상향으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동네 빵집과 음식점 등 생계형 업종까지 대기업들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는 대기업의 목소리에 밀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생계형 업종만이라도 적합업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협력 중소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부실 대기업에 대한 대마불사식 금융 지원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추진이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국책은행의 지원을 더욱 편중시키고, 실제 정책자금이 흘러가야 할 신산업·중소기업 분야에는 지원이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박 회장은 “사회 구성원 간 이중구조와 갈등을 심화시키는 대기업 중심 경제 성장 전략은 한계에 부닥쳤다”며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친화적 경제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폭발적 록과 잔잔한 팝 두 음색의 피아노 연주 ‘피아노 록의 대부’ 폴즈 24일 공연 엘턴 존 극찬한 웨인라이트 3월에 피아노의 전혀 상반된 매력을 선보이는 두 음악인이 나란히 내한 공연을 한다. ‘피아노 록의 대부’로 불리는 벤 폴즈가 자신의 밴드 ‘벤 폴즈 파이브’(위 사진)를 이끌고 오는 24일 오후 6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악스에서 공연을 펼친다.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성한 벤 폴즈 파이브는 록 밴드인데도 기타 대신 피아노를 앞세운 음악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벤 폴즈와 로버트 슬레지(베이스), 대런 제시(드럼) 3인조로 구성돼 있다. 기타 없이 단 3명이서 만들어내는 사운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폭발적이고 흥겨운 연주는 음악 팬들을 대번에 사로잡았다. ‘브링’, ‘송스 포 더 덤프트’, ‘아미’, ‘언더그라운드’ 등 히트곡이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밴드는 1999년 갑작스럽게 해체를 선언했고, 이후 벤 폴즈는 솔로 활동을 해왔다. 벤 폴즈 파이브는 지난해 13년 만의 재결성과 함께 새 앨범 <더 사운드 오브 더 라이프 오브 더 마인드>를 발표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새 앨범 곡들과 이전 히트곡, 벤 폴즈 솔로 활동 시절 히트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02)563-0595. 팝 음악의 거장 엘턴 존으로부터 “지구상의 가장 위대한 송라이터”라는 극찬을 들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루퍼스 웨인라이트(아래)도 3월16일 저녁 7시 유니클로악스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2010년 첫 내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공연에서 오직 피아노 한 대만으로 관객들과 잔잔하면서도 깊은 교감을 나누는 특별한 무대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음악은 물론이고 오페라·연극·무용·영화 등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웨인라이트는 국내에서 영화음악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비틀스의 곡을 리메이크해 영화 <아이 앰 샘>에 삽입한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엔딩 자막이 올라갈 때 흐른 곡 ‘더 메이커 메이크스’, 애니메이션 <슈렉>에 삽입된 리메이크곡 ‘할렐루야’ 등이 모두 그가 부른 것이다. 2009년에는 창작 오페라 <프리마돈나>를 작곡하기도 했다. 전설적인 포크 가수인 케이트 맥개리글과 라우던 웨인라이트 3세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6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발표한 <아웃 오브 더 게임>까지 모두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02)563-0595. [특파원칼럼] 현대차를 분해한 도요타 함께 있던 미국 기자도, 독일 기자도 "와" 하고 웃었다. 2005년 인터뷰에서 도요타자동차의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당시 사장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현대도 하는데, 도요타라고…." 그의 말은 2004년 5월 중국 톈진(天津)의 도요타 공장에서 현대차를 분해했다는 것이었다. "현대 기세(氣勢)가 셌다. 멋진 기세였다. 우리 공장 책임자에게 '공부가 부족하다. 현대차를 분해해 도요타보다 무엇이 우수한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기자를 위한 립서비스처럼 들려 "실제로 분해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정말로 분해했다"며 "현대도 (도요타를 배우기 위해 늘) 뿔뿔이 헤쳐버리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기자들이 웃은 것은 현대차를 분해하는 도요타를 연상(聯想)해서가 아니라, 도요타를 흉내 내기 위해 도요타 차를 이리저리 뜯어보던 현대차가 연상됐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차를 "위협적"이라고 규정했다. 도요타가 세계 정상에 오른 2007년 인터뷰에서도 와타나베 사장은 현대차를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사실 도요타가 현대차를 분해한 것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요타는 비밀리에 미국 GM, 독일 폴크스바겐과 함께 현대의 주력 차종을 공장에 들여다 부품 하나하나를 몽땅 해체했다. 품질과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를 본 와타나베 당시 전무의 육성(肉聲)이 이렇게 기록돼 있다. "도요타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정말로 무서운 것은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실태를 모르는 것이다." 이듬해 도요타는 'CCC21'이란 역사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주요 170개 부품의 구매 비용을 평균 30% 삭감하는 작업이었다. 부품업체에는 엄청난 고통이었지만 도요타는 4년 동안 비용 1조엔을 절감할 수 있었다. 2004년 현대차를 분해한 이듬해에는 'VI활동'이란 이름으로 다시 대규모 비용 절감에 착수했다. 세계시장에서 도요타는 경쟁력을 회복했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절대 우위를 자랑하던 품질 역시 가격과 함께 서서히 평준화됐다. 2010년 2월 2일. 대규모 리콜(회수·무상수리) 문제를 사과한 사사키 신이치(佐佐木眞一) 부사장은 한국 자동차를 언급했다.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한 원가 절감운동(RR-CI)이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답변이었다. "중국·인도·한국 자동차가 힘을 얻고 있다. 무기는 코스트 경쟁력이다. 이들이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공부하고 개선해야 한다." 한국을 중국·인도 뒤에 말했고 회사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핵심은 현대차였다. "외국 부품회사 탓"이라던 일본 언론의 보도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기술대국 일본을 상징하는 도요타의 '일본제(製)' 자동차 프리우스에서 불량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나온 다음이다. 기사에서 충격과 불안이 절실하게 읽힌다. 보이지 않는 싸움에서 도요타는 현대에게 졌다. 견강부회(牽强附會)하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도요타는 졌다. 하지만 도요타는 절대 좌절하거나 자만(自慢)하는 기업이 아니다. 다시 현대차를 분해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도요타 차를 개선(改善·KAIZEN)할 것이다. 그것이 도요타의 역사이자, 그 유명한 '도요타 생산방식(TPS)'이다. 소액주주들 “부당경영 견제” 3월 주총 벼른다 횡령·배임혐의 경영진 퇴진 등 세결집 나서 정몽구·최태원 회장 이사 재선임 반대 목청 주주총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11일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500여개 상장사(12월 결산)들이 이달 안에 주총을 연다. 올해 주총 시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직접 행동에 나선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다. 외환위기 직후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중심으로 참여연대가 이끌어 왔던 소액주주운동의 맥을 잇고 있는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소장 김선웅)가 주로 대기업을 상대로 한다면, 직접 행동에 나선 소액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다. ■ ‘직접 행동’ 나선 개미들 지난해 태광그룹의 편법 상속·증여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했던 서울인베스트(대표 박윤배)는 오는 30일 환경폐기물 처리 1위 업체인 인선이엔티 주총에서 경영진 전면 퇴진을 요구할 예정이다. 인선이엔티 최대주주는 최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박윤배 대표는 2대주주(17%)와 3대주주(5%) 등을 설득하고, 나머지 소액주주들을 결집해, 최대주주(32%)에 맞설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경영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즉각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해 경영권을 접수할 것”이라며 “경영혁신방안 발표와 증자를 거쳐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정상화를 통해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세계적인 투자전문가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 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소액주주운동을 펼치고 있는 네비스탁(대표 김정현)은 오는 18일 실내인테리어디자인 회사인 국보디자인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네비스탁은 이번 정관 변경안이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일반 주주들의 이사 선임 권한을 사실상 봉쇄하려는 시도이며, 상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김정현 대표는 “소액주주들은 경영에 신경 끄라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대주주가 지분을 50% 가까이 갖고 있어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소액주주운동을 하다 한계를 느껴 법인을 설립했으며, 온라인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소액주주들과 연대하고 있다. ■ “재벌기업은 우리에게 맡겨라” 경제개혁연대는 18일 비상장사인 삼성에스디에스(SDS) 주총에 참석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재판부를 속인 사건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방침이다. 이 회장은 삼성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에 외아들인 이재용 사장에게 넘긴 사건과 관련해 에스디에스에 1540억원을 지급했다는 내용의 참고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가, 나중에 재판 결과가 나오자 재판부가 회사의 손해로 인정한 금액 및 지연이자(약 347억)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11일 열리는 현대자동차 주총에서 정몽구 회장의 이사 재선임 반대 의견을 낼 계획이다. 연구소는 “정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2007년 9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유죄 판결과 8400억원의 사회환원을 선고받았으며, 현대차와 대규모 거래를 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이자 글로비스의 지배주주로서 이해관계가 충돌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내기로 했다. 이날 에스케이(SK)주식회사 주총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할 계획이다. 역시 중대한 법령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기업윤리를 훼손했으며, 이해관계 충돌 위험이 있다는 이유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정했다. 과거 개별 이사들에게 지급한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18일 태광그룹의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주총을 앞두고 이호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퇴진과 중간 배당 등을 요구했다. [포스트 김정일 시대] "20대 청년과 한반도 미래 논의하기는…" ?김정은과 남북정상회담, 現정부서 열리긴 힘들 듯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김정일 사망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교가에선 아직 20대 후반인 김정은의 나이가 정상적인 정상(頂上) 외교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과 40살 차이 김정은의 실제 나이는 정확하지 않다. 북한은 1982년생 29세라고 주장하지만 1983년 또는 1984년생이라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김정일도 자신의 아버지 김일성(1912년생)과 끝자리를 맞추기 위해 1942년으로 생년월일을 조작한 것처럼 김정은도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1982년생이라 해도 이명박 대통령과는 40살 차이가 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2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자 "아무리 최고 지도자라고는 하지만 정권을 막 잡은 29세 청년과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반도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참…"이라고 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단순히 의전(儀典)적인 문제만으로 따질 일은 아니긴 하지만 (김정은이 맡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우리로 치면 차관급인데, 대통령과 만나서 정상회담을 한다는 것도 어색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도 작년 9월 러시아 국영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해 "차세대 지명자가 되었다고 해서 카운터파트(counterpart·상대방)가 되는 것은 아니고…"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부의 이런 분위기에는 북한 체제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정도로 안정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김정일도 김일성 사후(死後) 3년간 대외 활동을 극도로 피했었다. 더욱이 이 대통령 임기는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발표하자 "대선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것은 뻔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익이 아닌 대선용이라면 국민의 매서운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또 "임기 말 정부가 반드시 회담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는 만큼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시진핑 中 부주석과도 30년 차이 김정은의 나이는 후임 정부 대통령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연륜과 경험을 중시하는 우리 문화적 특성을 감안할 때 후임 대통령들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열의(熱意)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김정일 사망 직후 외교부 대변인이 "우리는 조선의 영도자가 편리한 시기에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방중(訪中) 초청을 했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1942년생으로 김정은과는 40세 이상 차이가 난다. 1953년생인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상대를 한다 해도 30년 차이다. 외교관들은 "국가원수 대접을 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깊은 얘기를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광화문에서/허문명]단일화에 목매는 야권 486들의 위기의식 '오바마 대통령 재선 이후 미국의 미래’를 주제로 칼럼을 쓸 필자를 섭외하다 재미(在美) 한국인 정치학자로부터 흥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번 미국 대선의 승패를 갈랐던 것은 이념도 정책도 아닌 ‘백인의 소수화’였다고 진단했다. 이 학자는 “미국은 더이상 백인의 나라가 아니다. 공화당은 이대로 가다가 영원히 집권할 수 없으리라는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국 내 많은 전문가들도 2040∼2050년엔 백인이 소수인종이 된다고 관측하고 있다.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에게 80% 지지를 보낸 소수계(히스패닉+흑인+아시아계)는 현재 총인구의 37%이지만 2050년엔 절반이 넘는 51%가 될 것이라 추정했다. 현재 63%인 백인은 47% 또는 50%로 급감한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자에서 마이크 머피 미 공화당 전략고문의 말을 빌려 “공화당 내에서 (인구)숫자를 중시하는 ‘수학자’와 전통적 가치를 고집하는 ‘성직자’들 간에 일종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공화당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18개주는 이번 대선 후 “미연방에서 독립시켜 달라”는 인터넷 청원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떨까. ‘유권자 구성의 변화’는 한국도 정치지형을 바꾸는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다름 아닌 ‘고령화’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65세 이상이 인구의 7% 이상)’로 진입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2026년에 초고령사회(20% 이상)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60년이 되면 한국이 42개 주요국 중 가장 늙은 국가 2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50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0년엔 46%로 절반에 육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경우 5년 전보다 유권자 비중이 20대는 21.0%에서 18.5%로, 30대는 22.8%에서 20.3%로 떨어졌다. 40대도 22.5%에서 21.5%로 줄지만 50대는 15.5%에서 18.9%, 60대 이상은 18.2%에서 20.7%로 늘어난다. 역대 대선에서 4050세대가 2030세대보다 많아진 것도 이번 대선이 처음이다. 특히 2002년 16.4%였던 60세 이상 유권자는 이번 대선에서 20.7%로 40대에 이어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한다. 5년 뒤인 2017년에는 24.5%가 돼 세대 분포 1위가 된다. 본래 투표율이 높았던 5060세대는 앞으로 수(數)까지 늘어 시간이 갈수록 이들 손에서 결판이 날 것이다. 50대 이상 장년층의 정치성향은 기본적으로 현실의 엄중함을 알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공약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희구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까지 주장하면서 2030투표율을 올리고 싶어 하는 것은 나름대로 절박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최근 야권(野圈) 사정에 밝은 486정치인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인구구성 변화에 따른 대선이 화제에 오르자 한 인사가 이렇게 말했다. “486정치인들이 단일화에 목을 매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 정권에서 신뢰를 잃은 486정치인들 사이에는 이번에 정권교체를 성공시킨 후 국민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정치무대에서 대안세력으로서의 자격을 영영 잃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그러므로 단일화를 성사시킬 뿐 아니라 단일화 협상에서 자신들의 ‘동지’인 문재인 후보로의 단일화를 기필코 이뤄내려 할 것이다.” 컴 고장내는 컴 수리업체 부팅 방해 프로그램 설치 등 더 망가뜨려 바가지 씌워 1만여명에게 21억원 받아 챙겨… 前現대표-기사 등 66명 구속-입건 고객이 맡긴 컴퓨터를 조작해 허위로 수리비용을 청구한 컴퓨터 수리업체 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객들로부터 수리를 의뢰받은 뒤 데이터가 손상됐거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야 된다고 속여 고객 1만300명으로부터 총 21억5800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컴퓨터 수리업체 A사의 전 대표이사 이모 씨(32) 등 4명을 구속하고 현 대표이사 정모 씨(35)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수리를 맡긴 고객의 컴퓨터에 ‘컴퓨터 부팅(booting) 방해 프로그램’을 설치해 컴퓨터 부팅이 안 되게 만든 뒤 데이터 복구비용이나 하드디스크 등 부품 교체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러 부품을 파손하거나 실제로 부품을 교체하지도 않은 채 부품교체 비용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대표이사와 수리기사, 콜센터 직원까지 조직적으로 공모했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0월 조모 씨(29)를 속여 624만 원을 컴퓨터 수리비로 청구하는 등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업종과 대상을 불문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금액은 최소 5만 원부터 최대 660만 원까지이고 유명 대학병원을 포함해 병·의원 61곳, 학교 64곳, 법무·회계법인 20곳 등도 피해를 봤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병원진료 내역 및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개인의 가족사진 등 개인정보까지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지난해 매출액이 50억 원에 이르는 업계 상위권 업체로 월 광고비용만 1억7000만 원을 쓰는 등 대대적인 광고로 고객을 유치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 66명 중 컴퓨터 수리 자격증 소지자는 전무했고 대부분 동종업계 근무경력 1∼3년에 그쳐 전문성이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런 수법이 “컴퓨터 수리업계의 오랜 관행”이라는 피의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동종 업체들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광화문에서/이진]믿음이 절실한 세상 이달 초 여성가족부 등이 통계자료를 하나 냈다. ‘2015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이라는 제목이었다. 1∼7일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기획한 자료로 보였다. 자료에는 대한민국 기혼 남성이라면 익히 짐작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굳이 한마디로 요약하면 ‘남편들이 집안일을 너무 안 한다’라고 할 수 있다. 이 자료에는 주요 선진국 부부의 가정관리 시간을 비교한 표도 실렸다. 선진국이라도 아내의 가정관리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긴 했다. 캐나다는 1.5배, 미국은 1.6배, 뉴질랜드 1.7배, 영국 1.8배, 호주가 1.9배로 아내들이 남편보다 집안일을 더 오래 했다. 한국은 아내가 남편보다 무려 4.7배 더 길게 가사에 매달렸다. 그래도 한국 아내들은 일본 주부들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누를 수 있지 싶다. 접시 하나라도 놓는 위치와 각도가, 속옷 한 장이라도 개켜 넣는 법도가 있다.